공부/대학생 (학부)

문화동반자 한국어 도우미 1일차

조랙시 2016. 7. 25. 07:12
한국어 도우미 첫 만남(인사 및 연락처 교환) 이후의 정식 첫 만남이다! 폴란드 분이시고, 나와 꽤 나이차가 많이 나는 분이라 불편할까봐 많이 걱정했는데 엄청 밝으시고 나처럼 이야기하기도 좋아하는 분이셔서 안심했다ㅎㅎ

역광이라....사진이 너무 안나와서 필터를 씌웠는데 그래도 영 아닌듯하다...ㅠ
처음 만날 때 뭘하고 놀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했다. 그러던 중 23일, 청량리에서 '푸른하늘은하수'라는 플래시몹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주잔나와 여길 가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마침 정주니도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간 김에 사진기사 칭구도 보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ㅎ 마침 거기서 플래시몹이 시작할 때 첼로의 의자와 보면대를 나르는 일까지 맡게 되어서!^0^ 설레는 마음으로 청량리역에 갔던 것 같다. 디렉터분께 설명을 듣고, 나름대로 시뮬레이션도 해본 뒤, 주잔나를 만나 잠깐 놀면서 플래시몹을 기다렸다.
주잔나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5년 간 이벤트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다며 내가 오늘 보면대랑 의자 놓는다고 하니 그걸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와우..5년...! 내가 막 힘들거라고 이런 일 많이 해본척했는데 아마 난 쪼랭이로 보였을거다!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주잔나에게 이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괜찮다며 가방만 킵해달라고 부탁했다.
목관파트의 연주로 반달 노래가 시작되고, 나는 의자와 보면대를 들고 '달려'갔다. 후....그래도 좀 늦었다ㅠㅠㅠ 좀더 빨리 갔어야 했는디..... 점점 청량리역 한가운데에 무대의 형상이 갖춰지고,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 후 어떤 사람들이 등장해 파란하늘은하수 쎄쎄쎄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 귀여웠닼ㅋㅋㅋㅋㅋㅋ 오케 반주와 함께하는 쎄쎄쎄라니! 곧이어 쎄쎄쎄를 하던 분들이 악보를 들었다. 그러고는 반달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그리고 고향의봄을 리믹스한 어떤 그런 멜로디가 넘어가며(설명힘듦) 노래가 시작되는데, 와우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분들일 줄이야.... 몸에 소름이 쫙끼쳤다..
이쯤에서 이번 플래시몹의 취지를 설명해야겠다. 이번 퍼포먼스의 이름은 '푸른하늘 은하수'이다. DMZ로 향하는 열차가 있는 청량리라는 장소에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슬퍼하며, 우리는 하나라는 대한민국의 하모니를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이 또한 원먼스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프리포먼스라는 곳에서 주최한 공연이었다.
영상에 DMZ에 계신 분들이 부르는 고향의봄 '나의살던고향은~' 부분이 나오며, 이를 시작으로 합창단의 고향의봄 노래도 시작되었다. 노래의 의미가 피부로 와닿으니까 감동이 배가되었다. 그리고 DMZ에 계신 분들의 '고향'이라는 말이 우리가 그냥 말하는 고향이랑은 사뭇 다르게 와닿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 다 감동했을거다ㅠ 고향의봄도 부르고, 반달도 부르고 합창단이 오케스트라 앞 자리에서 해체하여 행인들의 자리로 들어왔다. 그리고 시작된 아리랑! 행인들과 함께 합창을 했던 점이 너무너무 좋은 아이디어였다. 주잔나도 그렇게 말했다. 아리랑 이후 그 자리에 있던 시민들 모두와 함께 한 애국가로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주잔나가 'So beautiful....' 이라며 감탄했다. 나도 물론 감탄했다. 와 이런 공연기획이라니.... 이런걸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감독님이랑 이거 알려준 정주니에게 넘 감사했다. 주잔나도 가서 감독님보고 'Congratulation' 이라며 후기를 전했다. ㅎㅎ

공연 다 보고, 밥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떡볶이와 김밥! 마침 (맛이 보장된) 스쿨푸드가 있어 그리로 갔다.

매운걸 잘 먹지 못하는 주잔나를 위해+김밥을 찍어먹어야 하는 나를 위해 국물떡볶이를 시켰다.


사진찍는다니까 주잔나가 젓가락도 대줬다.


미인이시다☆ 나와 20살 차이가 믿기지 않는....부럽...

정말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도우미 타이틀이 '문화동반자'라서 신청한 건 맞지만, 이 정도로 문화예술쪽에 오래 종사하신 전문가분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폴란드에서 민속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시는 분인데!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도 경복궁쪽에있는 민속박물관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한다. (워후...멋있다..) 내년 10월에 폴란드에서 한국 전시를 하게 될 거라서, 폴란드로 들여갈 도자기 및 여러 한국의 전시품들을 보러 오셨다고 한다. 내년 봄쯤에 다시 한국에 오셔서 도자기를 사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 계신거라 한다. 각종 역사와 문화는 물론! 내가 클래식 좋아한다고 모멘트 하는 걸 말씀드렸더니 나보고 멋지다며 좋은 일 한다고 그러셨다. 수요일날 모멘트 마지막 공연 하는것도 홍보했더니 가서 나랑 같이 일하고싶다곸ㅋㅋㅋㅋ 물론 이벤트매니저 많이 하셔서 이런 일은 껌이겠지만... 힘들걸 알기에 겨우 말렸다. 좋아하는 클래식 얘기도 하면서 점점 이야기의 폭을 넓혀갔는데... 정말 모르는 게 없으신 분 같았다ㅎㅎ 내가 폴란드의 민속 전통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아쉬울 따름이었다... 다음에 공부해가야지ㅎㅎ
아 그리고 내가 스페인어 엄청 좋아해서 지금 배우기 시작한지 2달정도 됐다고 하니까 스페인어 학교다닐 때 배우셨다면서 갑자기 나한테 스페인어로 막 'Sabes qué~' 하면서 얘기하기 시작하셨다ㅋㅋㅋㅋㅋㅋㅋ 난 한국어 선생님인데ㅠㅠㅠ 주잔나씨가 스페인어 선생님의 역할을 자처하셨다ㅋㅋㅋㅋㅋㅋ
주잔나와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로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잔나가 찍어줌


이건 사진기사 친구가 찍어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