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고대하던 말러1번!!!!!!!! 드디어 듣게 되었다♡ 흐어ㅠㅠㅠ 지금 2시간 반 가량의 공연 후 집에 가는길인데ㅠㅜㅜ 다 듣고나니 너무 기가 빨린 상태라 제대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름이라 그런지 기력이 떨어져서...(유독오늘ㅠ) 낮잠을 자다가 7시가 다 돼서야 길을 나섰다. 공차를 사는데 밀크티가 티셔츠에 다 튀고 (낮엔 아메리카노 튀었음ㅠ) 지하철도 늦게오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을 했다.
그렇게 도착한 예당!! 8시 공연인데 50분에 도착했다... 이렇게 턱걸이로 도착할줄이야ㅠ 빠르게 티켓 받고, 레코드샵에서 일하는 언니한테 가서 인사하고~! 프로그램북 산다음 입장했다. 서울시향 공연을 상당히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오늘은 에셴바흐, 11월엔 마누엘 로페즈 고메즈의 지휘와 함께 서울시향의 연주를 감상할거다!^0^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니 내가 막 떨리기 시작했다ㅎ
작년 11월에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의 연주로 말러1번을 감상했을 때는 (그러고보니 그때는 말러가 아니라 차이코 피협을 들으러 갔었다ㅎㅎ 그랬는데 공연 끝나고는 말러에 놀라고 왔던 기억이!) 좀 앞쪽에 앉았었는데, 오늘은 뒷쪽에 앉으니까 오케 전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거의 항상 앞쪽 자리를 선호해서 악기 하나하나가 생김새까지 자세히 보였는데, 이번엔 눈을 좀 크게 뜨고 봐야 보여서 약간 힘들었지만! 오케 전체 단원들의 몸 움직임과 어떤 부분이 나오기 전에 같이 시동 거는 모습, 어떤 파트와 어떤 파트가 싸우듯이 소리를 내는 모습 등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어서 되게 좋았다. 12월 공연은 15~20열 정도로 예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오늘의 공연은 말러 생일 (아마 어제) 기념으로 에셴바흐의 지휘로 꾸민 서울시향의 말러 생일파티 공연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말러를 위한 두번의 공연이 잡혀있는 셈이다. 부럽...! 말러는 행복할듯.
1) R.Strauss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대체로 슈트라우스의 곡은 딱 들으면 오 슈트라우스다! 하면서 신나게 듣는 편이다. 오늘 들은 이 곡도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신나게 들었던 곡 중 하나다. 집에서 스피커로 들어도 그정도였는데, 오늘 이렇게 실제로 들으니 그 장난기는 배가되었다! 상당히 가벼운 목적으로 쓰여졌고, 가볍게 듣는 곡인데 편성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ㅋㅋㅋ 흔히 말하는 말러편성이었다ㅋㅋㅋㅋㅋ 그래서인지 오케 실황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금관의 빵빵함과 엄청난 진동+소름은 더위와 짜증을 모두 날려주었다!!!!^0^♬ 공연을 보면서 슈트라우스가 왜 이 곡을 유쾌한 장난이라고 이름붙였는지 몸소 이해가 되었다. 마지막쪽에 북치는뎈ㅋㅋㅋㅋ 아저씨연주자 두분이 너무 귀엽게 탕탕탕탕 빠르개 치셔서 나의 감상을 더욱 유쾌하게 마무리 해주었다. 정말로 (음악 때문에) 계속 미소를 띠고 감상해 본 건 이번 곡이 처음인 것 같다. 행복해따☆
2) Schumann 피아노 협주곡 A단조 (with . 크리스토퍼 박)
우선, 슈트라우스랑 말러 둘다 초대형 편성의 곡인데! 슈만에선 금관 연주자분들이 들어가 주신 데다가 피아노와 함께하니 좀 부담을 덜고 볼 수 있어 좋았다.
첫 선율이 딱!!! 시작되는데 그 피아노 선율을 받는 오보에의 소리에 먼저 소름이 돋았다. 그 다음, 하면서 도레미레미솔레 미파솔파솔시파~ 이렇게 나오는 내가 이 피협 통틀어 제일 잘부르는ㅋㅋㅋㅋ 멜로디가 나오니 진짜 오늘 공연 너무 잘왔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글 쓰면서 슈만피협 음원 듣는중인데 늘 그렇듯 실황을 듣고 음원을 들으면 자꾸 더 보충하고싶다는 아쉬움만 생기는 것 같다ㅠㅠㅠ 아아, 그리고 크리스토퍼님의 피아노 연주가 되게 인상깊었던게!! 진짜 온몸의 힘을 다 끌어모아 피아노에 집중시키시는 것 같았다. 손가락 외에 몸의 다른 부분들은 모두 가벼워진 것 같았닼ㅋㅋㅋ 특히 앞으로 절대 못잊을 것 같은 왼발ㅋㅋㅋㅋㅋㅋ!! 오른발로 페달 밟으시면서 왼발을 막 본인도 모르게 앞뒤로 차는데 그 모습이 처음엔 웃겼지만ㅋㅋㅋㅋ 지금도 조금 웃기지만...! 와 악기에 몰입하면 저런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난... 늘 피아노 소리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ㅠ 오늘도 좀 그랬다. 그래서 자꾸 목관소리 듣느라 정신이 빠져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오보에 주자분이 너무 아름다운 연주를 해주셔서 급기야 슈만 피협 다 끝날때는 너무 아름다워 보이셨다ㅋㅋㅋㅋㅋ 현의 화합도 인상깊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레미레미솔레~ 이부분이 현 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명이 피아노로 선율을 연주하듯 부드럽게 연주가 그려지는데 막 저걸 연주하고 지휘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악장 때 집중을 잘 못하고, 나의 계획을 좀 세우다갘ㅋㅋㅋㅋㅋㅋ 3악장때 처음 딱 나오는 밝은 선율에 정신을 차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3악장에서 피아노 연주가 가장 돋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밝아지는 분위기부터 통통 튀는부분, 현에게 소리를 (거의 같은 무게로) 전달하고 받아주는 부분, 오케스트라 전체를 휘어잡는 파워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부분 등 진짜 이 악장이야말로 피아노의 하드캐리가 돋보이는 '피아노'협주곡 인 것 같다.ㅋㅋㅋㅋㅋ 3악장은 빰 빠라바밤~↗ 하며 올라가는 선율이 메인 선율, 거기서 잠깐잠깐 평평하게 흘렀다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말만 조금씩 바꾸는식으로 곡이 흘러가는데, 그래서 그런지 집중력이 흐트러질 틈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3) ☆Mahler☆ 교향곡 1번 '거인'
인터미션 때 귀찮아서 원래 공연장을 절대 나가지 않는데, 가장 기대했던 말러 교향곡을! 말러 생일인 만큼 정말 집중해서 듣고 싶어서 밖에 나가서 조금 쉬다가 들어왔다. 그리고 세컨의 하모닉스로 시작된 1악장! 진짜 숨막히게 곡이 진행되는데 너무 곡에 집중한 나머지 내가 고개를 앞으로 쭉 내밀고 있었다는 걸 한참이 지나서야 인식했다ㅋㅋㅋㅋ 와.... 1악장이 끝나가는데...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1악장이 끝나버릴까봐 아쉬운 기분!!ㅠㅠ 내가 이 기분이 드냐 안드냐로 공연의 개인적인 만족도를 평가하는데, 오늘은 모든 악장에서 이런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1악장 초중반? 쯤 되면 정말 거인이 조용조용 걷는것 같은 멜로디가 나오는데 (이 멜로디는 3악장에 다시 나와서 너무 좋다.) 이 멜로디가 나오니까 같이 긴장해서 막 숨을 언제 쉴지 몰라가지곸ㅋㅋㅋㅋㅋ 같이 숨을 쉬어야하는데 곡은 쫓아가야겠고ㅠㅠㅠ 너무 힘들었닼ㅋㅋㅋㅋㅠ 숨을 참다가 점점 빨라지는 분이 나오는데, 이때 참았던 숨을 내쉰 것 같다. 머지않아 다시 긴장했지만ㅠㅠ 1악장 후반부엔 현의 고음으로 연주되는 상당히 아름다운 부분이 나오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다같이 맞춘듯 어깨를 펴고 몸을 흔드는데, 그게 진짜 멋졌다. 마지막부분에 쿵쾅쿵쾅 하면서 딱 끝난다. 쿵쾅쿵쾅 소리가 심장소리처럼 둥둥 울리는게 재밌었다 ㅋㅋㅋㅋ
2악장!!! 특히 좋아해서 알람으로 맞춘 적도 있다. 맨 처음에 나오는 첼로와 베이스 소리는 알람 때도, 그리고 오늘도 날 놀래켰다ㅋㅋㅋㅋ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2악장에서 호른이 악기를 눕혀들고 신기한 소리로 부는 부분이 있는데, 음악으로만 들을때도 재밌었지만 실제로 보니 좀 귀여웠다ㅋㅋㅋㅋ 그리고 활로 탁탁탁탁탁탁 소리내는부분!! 제일좋다진짜..☆ 2악장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운데에 껴있는 트리오(맞겠지?)는 항상 나에게 숨 돌릴 틈을 선사한다. 그 때 잠시 편안한 자연같은 소리, 현의 화합으로 만드는 소리를 들으며 쉬다가, 금관 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다시 앞부분의 등장!!!ㅋㅋㅋ 이때 심벌과 금관이 한데 모여 난리가 났다가 엄청엄청 빨라지면서 트라이앵글 소리랑 같이 2악장이 싹 끝난다! 되게 박수쳐야 될 것처럼 끝나서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어떤 한분이 모르고 박수칠뻔하는거 봤다ㅎ
3악장! 아마 듣는 모두가 아 이래서 거인인가?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와 베이스 솔로로 시작해서 돌림노래처럼 관악기랑 멜로디 주고받는 게 처음부터 날 긴장시켰다. 또다시 1악장처럼, 숨을 죽이고 감상했다. 여기서 들려오는 오보에 소리가 숨죽이는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너무 안성맞춤이다. 말러의 악기 편성에 한 번 더 박수를... 말러리스펙☆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아까말했던 1악장의 예고편 멜로디! 여기 너무좋다ㅎㅎ 무엇보다도 오늘 타악기 주자분 쿵짝쿵짝 너무 좋았다ㅎㅎ ㅇ아아ㅏ 또 3악장의 묘미 바이올린 솔로랑 듀엣!!! 뭔가 '자 솔로 시이~작!' 이런느낌이 아니라, 악장님이랑 옆에 파트너 부수석님 둘 다 너무 훌륭하셔서, 말러의 교향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깔끔하지만 그대로 아름다운 솔로였던 것 같다. 솔로하고 또다시 등장하는 그 긴장의 쿵짝쿵짝 멜로디ㅋㅋㅋㅋ 다시 호흡을 어떻게 할 지 몰라 헤매며 열심히 감상했다.
4악장. 첫부분 때문에 내 앞에있던 아저씨 진짜로 놀라서 몸을 흠칫!하셨다.(ㅋㅋㅋ) 아니 근데 너무 신기한게 1~4악장 어떻게 이렇게 분위기가 다 다른데 그대로 다 긴장되는지..... 오늘 4악장을 들으며 1번 교향곡의 내 최애 악장을 4악장으로 바꿨다. 무려 4악장 하나가 21분이나 되는 긴 시간인데, 오늘 들은 4악장은 내가 처음 랩소디 인 블루를 봤을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마치 랩소디처럼 엄청 다양한 노래들이 한데 모여 이렇게 멋진 곡을 만들다니... 조금 복잡해서 이해에 어려움은 아직 남아있지만..ㅋㅋ 여러 번 들으며 말러의 이야기를 좀 더 이해해 볼 예정이다. 4악장 첫 시작부분때문에, 뭐야 화났나? 싶었는데 좀 화를 푼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씩씩거리고, 또 화내고 하는 모습같아서 재미있게 들었다ㅋㅋㅋㅋ 맨날 이건 그냥 '틀어 놓는' 악장이었는데, 앞으로는 감상을 해 보려 한다. 으아ㅏㅏ 계속 변덕부리는 노래 진행에 한 순간도 눈을 못떼니!!! 이 4악장 하나만으로도 넘 완벽한 곡인 것 같다♡♡ 아맞다 4악장 끝날쯤 호른주자들 다 일어나서 연주한거ㅋㅋㅋㅋ 근데 이거 원래 이러는건가? 이따 유튜브 찾아봐야겠다. 뭔가 지난번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때도 4악장 때 이런 퍼포먼스를 본 것 같다.
4악장이 딱 끝나니까 사람들이 진짜 뻥안치고 거의 뭐에 이끌린듯 슉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오 상당히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본 멋진 광경이었다. <물론 지난번 막심 벤게로프때도 이러긴 했는데 그땐 사람들이 우느라 정신을 못차려서 오늘이랑은 또 사뭇 달랐다ㅋㅋㅋㅋㅋ> 또 멋있었던 게 단원들이 콰이어석까지 인사를 해주러 싹 뒤를 돌았다. 보통 지휘자만 그러는데, 단원들 모두 뒤를 도니까 오케 무대에 까만색으로 뒤덮이는 게 나름 장관이었다!
으 영원히 안끝났으면 했던 대단했던 연주였지만... 언제나 끝이 있듯ㅠ 공연이 끝난 후 공연의 감동과 소름을 뒤로 하고, 말러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아니 어떻게 이런 곡을....ㅜ 왜 오늘까지도 생일축하를 받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도 그래서 맘속으로 많이 축하해드렸다.
공연 다 끝나니 10시 반이었다.
말러 듣느라 기 다빨리고 소화도 다 된 느낌이 들어,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하며 역으로 향했다. 오케공연 기대 너무 많이하면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했던 공연이었다.
자기 전에 영상 틀어놓고 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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